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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제주도 일주 2일째, 그 두번째 :: 2008/10/05 11:51

 거의 두달이 넘어서야 다시 제주도에서의 여행을 정리해나간다. 난 매우 바쁘면서도 시크한 도시남자기 때문에 이런거 쓸 시간이 그리 넉넉하진 않다... 그래. 시크하게 술먹고 더 시크하게 오락하는게 참 바빴다. 그래서 어찌되었든 난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 중문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짜증을 더하던 오르막 길은 결국 우리에게 정복되고 중간에 아주 잠깐 길을 헤깔리긴 했지만 지리학과 학부 출신의 기지(?)와 자신감으로 올바른 길을 찾아 결국 우리 앞엔 중문 관광 단지를 가르키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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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문 가던 길에 있던 자동차 박물관 - 유료라서 패스>


 이대로 중문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볼까 했으나, 어느새 시간은 1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도 중문관광단지도 힘이 있어야 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점심을 먹을 곳을 찾기 시작했다. 우린 매우 럭셔리한 라이더였기 떄문에 길가에서 한솥 도시락 표지판을 보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무단횡단 해주었다. 하지만 그곳 주인은 정말 쌀쌀 맞았다. 단체 주문 들어왔다면서 몇몇 메뉴 외에는 안될테니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던 것이다. 솔직히 좀 기분이 나빴지만 우린 매우 럭셔리하기 때문에 당장, 아주 바로 된다는 메뉴 두 개를 시켰다. 맛있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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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솥 도시락과 자전거 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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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럭셔리한 점심>

 점심을 먹고 원기를 충전한 우린 이제 잘 정비된 도로를, 그것도 거의 내리막 길이어서 힘들게 전혀 없었던 길을 달려 중문 관광 단지에 진입했다. 이후로도 이렇게 정비가 잘되고 주변에 야자수가 심어져 있어서 이국적인 도로는 없었던 것 같다. 아- 물론 비슷한 길은 있었지만 여긴 정말 주로 내리막이었다. 라이더를 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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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문관광단지>

 그리고 들어선 곳은 말 그대로 잘 정비된 관광단지. 지근거리에 많은 볼거리들과 호텔들이 모여이었다. 자전거로 제주도를 돌며 보았던 그 어느 곳보다도 많은 관광객과 마주칠 수 있었던 곳이다. 많은 관광버스들과 관광객들- 우린 그 사이를 열정을 가진(?) 하지만 땀에 쩐 라이더의 모습으로 지나쳐 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발생. 내가! 무려 지리학과 학부생인 내가! 지도를 잠시 잘못보는 바람에 길을 잘못든 것이다. 물론 크게 잘못든 것은 아니었지만 심하게 내리막이었기 때문에, 그 잘못을 수습하기 위해 쉽게 내려온 만큼 어렵게 올라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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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한무리의 소녀떼들과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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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섬 박물관 - 유료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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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든 길의 끝자락에 있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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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을 수습하고 올라오며 버스 졍류장에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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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상절리 가는 길에 있는 제주 컨벤션 센터>


 짧은 거리에서 헤매고 나니 괜히 힘이 쭉 빠졌지만- 우린 그 다음 목표인 지삿개를 향해 페달을 돌렸다. 정말 멀지 않은 거리였는데 헤맨 덕에 힘이 좀 빠져있었던 우린 간만에 돈이란 것을 내고 뭔가를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2시 10분경 주상절리인 지삿개에 들어섰다...... 다시는 돈 안낸다. 뭐... 괜찮긴 했어. 그래서 억울하지 않게 사진을 많이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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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이 조각한 기둥들. 고등학교 때 왜 이런 모양이 되는지 어렴풋이 배운 듯도 했지만 기억이 안나서 패스- 그저 장관은 장관으로 감상하는데 의미가 있을 때도 있는 법. 우리는 지금 학생이라기 보다 자연과 함께 달리는 라이더였기 때문에 차분히 감상했다. 그리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에 다음 목표인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으로 고고! 그런데 이 길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순탄한 듯 하면서도 계속되는 오르막길- 잘 정비되어있는 듯 하면서도 계속되는 오르막길- 아아, 라이더에게 오르막길은 그저 저주인 것이다. 중간 중간에 이것저것 관광지가 있는 듯 했으나 '유료'라 패스. 지도 상에서 느꼈던 거리보다 조금 더 되는 거리라 느끼며 3시 30분경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02년 월드컵의 기억이 되살아 나는 듯한 느낌. 멋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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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본 아프리카 박물관 -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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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그리고 나서가 문제였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생각보다 일찍 하루의 코스를 마치고 나니 우린 뭔가 맛있는걸 그래도 한번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에 관광 지도에 나온 맛집을 찾아서 서귀포 시를 헤매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곳과 우리의 입맛(가격)에 맞는 곳을 찾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지친 몸을 이끌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입에 단내가 날 정도까지 서귀포시를 돌아다니다가 결국 우린 숙소 근처의 해장국 집에서 밥을 먹고 말았다. 역시 욕심을 화를 부른다. 힘은 힘대로 쓰고 밥은 그닥 특식도 못먹고. 라이더의 이틀째 밤은 그렇게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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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제주도 일주 2일째, 그 첫번째 :: 2008/07/19 00:08

 전날 생각보다 일찍 목적지에 도착한 후 꽤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눈을 뜬 후 처음 밟는 페달은 어제 처음 밟았던 그것과는 격이 달랐다. 허벅지부터 아려오는게 사람을 깜짝 놀래켰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 아닌가. 다행이 페달 좀 돌리자 금새 다리는 정상 컨디션을 찾아왔다. 우린 근처 마트에서 삼각김밥과 물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9시 20분 쯤 한림에서 오늘의 1차 목적지인 오설록 녹차 박물관을 향해 페달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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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째 아침>

 사실 2일째 코스가 계획을 짜면서 가장 고민했던 코스이다. 해안 도로를 도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제주 하이킹 코스였지만, 가장 악명이 높은 코스이기도 했다. 하이킹 업체에서 추천하는 수월봉을 올라갔다가 정상에서 욕을 외쳤다는 후기는 여전히 인상적이며, 사실 코스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사실 해안도로는 앞으로도 꽤 많이 지나갈 것 같아서 내륙을 가로지르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 코스 위에는 꽤 많은 호평을 받는 관광지인 오설록 녹차 박물관이 있었다.
 우린 해안 도로를 타지 않고 섬 중간을 가로지르는 길을 택해 페달을 돌렸다. 어제는 거의 모든 길을 바다를 끼고 탔고, 구름도 잔뜩 끼었던 날씨라 많이 덥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오늘부터는 장난이 아니었다. 날씨는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모래알은 사실 안보였고- 태양이 내리쬐는데 이 빛은 6월 중순의 그것이 아니었다. 해가 잠깐 정신이 나갔는지 감히 7월 중순의 열기를 내뿜고 있었고, 그런 덕에 앞으로 내게 이틀간은 더 욕을 들었다. 어쨌든- 게다가 한라산 방향이어서 그런지 길은 계속해서 오르막의 연속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호환마마가 아니라 '오르막'이다. 그곳에서 당신은 당신 허벅지의 한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지나면 자전거도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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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함께 했던 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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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 받을 오르막>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느꼈던 건데- 자전거를 탈 때는 눈을 믿으면 안된다는 것. 분명 내 눈엔 오르막인데 페달은 너무 잘 돌아가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내리막에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

보이는 걸로 마음을 놓지 말자.
네 눈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순간이 잦으니까.
넘어지지 않을 시간 정도는 눈을 감고 느껴라.
그럼 지금 네가 가고 있는 길이 어떤지 알 수 있을테니까.
네 시선은 목적을 놓치지만 않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결론은 제주도에는 도깨비 도로가 많다는 것. 자전거 한번 타보시라니까? 그렇게 지도를 접었다 폈다 하며 목표를 향해 조금씩 다가갔고 10시 20분쯤 우린 오설록 녹차 박물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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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가 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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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게 펼쳐진 녹차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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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증샷?>

 그곳은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좋게 꾸며져 있었다. 실제로 무지 넓은 녹차밭의 모습은 안구를 정화시켜주는 기능을... 날씨가 좋은걸 이때 한번 정도 감사했다. 그리고 내부도 심플하면서도 적절히 잘 꾸며놓았고, 무엇보다 '공짜'. 쵝오! 그래서 녹차 아이스크림 한번 사 먹어줬다. 돈이 아침보다 비싸게 들었지만... 분명 맛있었다. 그렇게 믿는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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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녹차 아이스크림 - 빕스가면 오지게 먹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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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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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대에서 본 풍경 - 녹차밭이 꽤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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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오설록>

 아- 그리고 이곳에서 버스 등으로 단체 관광을 온 사람들이랑 꽤 마주쳤는데, 행색은 우리가 거지꼴이었지만, 난 왠지 우월감? 당당함? 아니 뭐 어쨌든 기분이 우쭐했다. 내 행색은 뭐 라이더 간지 정도? 수건은 목에 감아주는 센스! 하지만 그들의 버스가 오르막에서 헉헉대는 우리 곁은 지나쳐 갈땐 내 꼴이 우습구나- 수건도 걸고-... 그리고 오르막은 사라질 줄을 몰랐다. 나쁜 것. 그리고 우린 11시 쯤 소인국 테마 파크를 향해 갔고, 그곳을 들어가진 않았다. 그곳은 유료였으니까. 그리고 왠지 유치해보였다. 이런 느낌이 절대 유료라서 그런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샀는데, 바로 감물을 들인 여행자 모자. 이제 난 현지인 라이더의 포스까지 뿜어주며 당당하게 페달을 돌렸다. 물론 내리막에서만- 오르막에서는 포스고 뭐고 없는거다.
 그리고 우린 거기서부터 금일의 메인 목표- 중문관광단지를 향해 힘차게 페달을 돌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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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봐도 유치한 소인국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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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막을 오르는 라이더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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